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두37218 판결 [이주대책대상자제외처분취소]
판시사항
구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상 개발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 중에서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할 자를 선정하여 그들에게 공급할 택지 또는 주택의 내용이나 수량을 정할 재량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구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2016. 1. 27. 법률 제138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제4항,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제1항,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12. 28. 대통령령 제23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3항 제1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2002. 12. 30.) 제6조, 행정소송법 제27조
참조판례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두23709 판결,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두17701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은영)
피고, 상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강보람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2016. 4. 6. 선고 2015누228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2016. 1. 27. 법률 제138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은 “개발사업시행자는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 정하는 토지·물건 또는 권리(이하 ‘토지 등’이라고 한다)를 수용(사용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에 따른 토지 등의 수용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수용법’이라고 한다) 제78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는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이하 ‘이주대책대상자’라고 한다)를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12. 28. 대통령령 제23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3항 제1호는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고 건축하여야 하는 건축물을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건축한 건축물의 소유자”를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2. 12. 30. 대통령령 제17854호로 제정된 것) 부칙 제6조는 “1989년 1월 24일 현재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고 건축하여야 하는 건축물을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건축한 건축물의 소유자에 대하여는 제40조 제3항 제1호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주대책대상자에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사업시행자는 이주대책기준을 정하여 이주대책대상자 중에서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할 자를 선정하여 그들에게 공급할 택지 또는 주택의 내용이나 수량을 정할 수 있고 이를 정하는 데 재량을 가지므로, 이를 위해 사업시행자가 설정한 기준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두2370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증거를 종합하여, 소외인이 1963년경 이 사건 개발사업 구역 내인 부산 강서구 (주소 생략) 대 205㎡ 위에 종전 주택을 건축하였고, 원고가 1976. 3. 5. 이를 매수하여 전입신고를 마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개발사업 시행으로 2011년 3월경 이사할 때까지 그 주택 부지 지상 건물을 생활 근거로 삼아 계속하여 거주한 사실, 원고가 1994. 8. 31. 종전 주택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였는데, 2003년 9월경 태풍 ‘매미'로 인하여 지붕이 일부 떨어져 나가고 기둥과 벽이 무너지는 등 대부분이 파손되어 부분적인 보수나 개축으로는 주택의 기능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입은 사실, 원고가 그 무렵 관할 행정청에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종전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비슷한 규모로 이 사건 가옥을 재축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① 원고가 1976년경부터 2011년 3월경까지 적법한 종전 주택과 재해 복구 차원에서 비슷한 규모로 재축한 이 사건 가옥을 단절 없이 생활 근거로 삼아 거주한 점, ② 원고에게 부동산투기나 이주대책대상자 지위를 참칭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가옥을 재축하면서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것은 관할 행정청이 이 사건 개발사업 시행을 이유로 사업 구역 내 신규 주택 건축을 전면적으로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가옥이 종전 주택과 동일성이 없고 1989. 1. 25. 이후 건축된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원고를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주대책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고 형평의 관점에서 부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지정고시일 이전부터 보상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개발사업 구역 내 가옥을 소유하고 계속 거주한 자로서, 피고로부터 가옥에 대한 보상을 받고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이주하는 자’이므로 피고의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기준에 부합하고,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되는 ‘1989. 1. 25. 이후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는 2009. 8. 14.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지정고시일(2003. 10. 30.) 이전부터 보상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사업 구역 내의 가옥을 소유하고 그 가옥에 계속 거주한 자로서, 피고로부터 그 가옥에 대한 보상을 받고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이주하는 자(단, 1989. 1. 25. 이후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는 제외)’를 이 사건 개발사업의 이주대책대상자로 정하는 내용의 보상계획을 공고하였고, 피고가 정한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기준은 앞서 본 이 사건 개발사업으로 인한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반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가 1963년경 건축된 종전 주택을 매수하여 1994. 8. 31.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였으나,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지정고시 직전인 2003년 9월경 종전 주택 대부분이 파손되자, 그 무렵 관할 행정청에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종전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이 사건 가옥을 재축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옥이 1989. 1. 25. 이후 건축된 무허가 건축물임이 명백하다.
그런데 구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1989. 1. 24. 대통령령 제12609호로 개정·시행된 것) 제5조 제5항에서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고 건축하여야 하는 건축물을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건축한 건축물의 소유자를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새로 규정하면서, 그 부칙 제3항에서 위 시행령 시행 당시의 무허가 또는 무신고 건축물 소유자는 제5조 제5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이주대책수립이나 제6조의2의 규정에 의한 이주정착금 지급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이러한 종전 법령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개발사업에 적용된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2. 12. 30. 대통령령 제17854호로 제정된 것) 부칙 제6조에서 1989. 1. 24.까지 건축된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를 이주대책대상자에 포함하도록 정하였으며, 이 사건 개발사업으로 인한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관련 법령이나 피고의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기준에 1989. 1. 25. 이후 건축된 무허가건축물을 이주대책대상자에 포함하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강행규정인 이주대책 수립 등에 관한 토지수용법 관련 법령의 적용대상은 일관성 있게 정해져야 하고, 이와 달리 사업시행자가 그 적용 여부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사업마다 기준이 달라 혼란이 생기고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가옥은 종전 주택과 동일성이 없고 1989. 1. 25. 이후에 건축된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그 소유자인 원고를 이 사건 개발사업으로 인한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한 처분은 관련 법령과 피고의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기준을 따른 것이고, 그 처분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이, 원고는 피고의 이주대책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이주대책대상자에 포함되고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되는 ‘1989. 1. 25. 이후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토지수용법상 이주대책대상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 주심 대법관 김신 대법관 권순일